다낭(하이번 고개)~랑꼬 해변~훼
2월 21일 (화) 계속 (하이번 언덕~랑꼬해변~훼)
바나산에서 다시 다낭을 향해 달리는 도로변에는 규사가 많이 쌓여 있다. 다낭만에서 날아온 모래인 것 같다. 우리 버스는 다낭의 데강변 도로 공사 구간을 지나 하이번 언덕의 곡선도로를 접어든다. 하이번 Pass는 해발 500m를 넘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구름을 헤치고 넘어가는 고개라 교통사고가 많이 난단다. 이 고개를 사이에 두고 북부와 남부의 기후가 다르고 사람들의 기질도 다르다고 한다. 많은 오토바이들이 고개를 오르기도 하고 내려오기도 한다. 도로변에는 교통사고로 숨진 영혼을 달래기 위해 작은 제단을 만들어 놓은 곳이 많다. 고개 정상에 가까워지니까 구름이 더 많아진다. 정상에서 잠시 쉬어 옛날에 다니던 남북을 잇는 관문인 해운관을 잠시 둘러본다. 그런데 구름이 방해를 해 사진이 잘 안 찍힌다. 관문 옆에는 베트남 전쟁 때 목숨을 잃은 전사자들을 위한 위령비가 세워져 있고, 그 옆 도로변에는 전쟁 때 사용했던 중화기 벙커가 흉물스럽게 두 개나 서 있다. 커피를 한 잔씩하고 차에 오르려고 하는데 한국 돈 천 원 권을 8장 내밀면서 달러로 바꾸어 달라고 한다. 아마도 먼저 온 관광객들이 천 원 권을 주고 간 모양이다. 7불에 바꾸어 주고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하이번 고개 내리막길로 접어드니 정말로 날씨가 좋아졌다. 다낭 쪽은 날이 흐리고 간간히 비가 내렸는데 여기는 햇살이 뜨겁다. 아마도 지형적인 원인인가 보다. 우리나라 대관령이나 진부령을 넘을 때 양사면의 날씨가 다른 것처럼 말이다. 배후에 있는 안남산맥(Truong-Son cordillera)의 영향인 것 같다. 고개를 다 내려갈 지움에 잠깐 차를 세워 사진을 찍는데 도로 밑으로 베트남 남북을 잇는 협궤 철도가 보인다. 하루에 몇 대 안 되는 열차가 지나간다는데 속도가 많이 느리단다. 우리나라에도 옛날에 인천~수원~여주에 이르는 협궤 철도가 있었다. 일제 강점기에 식량착취를 위해 건설되어 이 일대의 쌀을 반출하던 철도로 수려선은 1972년에, 수인선은 1995년에 폐선되어 지금은 협궤철도가 없다. 멀리 하이번 고개의 신도로인 터널로 연결되는 다리가 보이고 어촌마을의 정겨운 경치가 한 눈데 들어온다. 해변에 있는 Langco bay resort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바닷가에서 휴식을 취하고 또 북쪽을 향해 달린다.
My An onsen spa resort 온천에 들렀다. 한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온천인 것처럼 한국인들만 있다. 빌려주는 옷으로 갈아입고 체온과 비슷한 온천수에서 약 한 시간 반 가량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피로를 풀었다. 아무래도 불편했는지 남자들은 안뜰에서 여자들은 밖에 있는 온천탕에서 목욕을 했다. 경상도에서 온 단체는 형제들이 왔는지 얼굴이 많이 닮았다. 온천을 마치고 훼를 향해 출발했다. 한 시간쯤 달렸을 때 훼가 나타났다. 퇴근시간이 되어서 도로에는 많은 오토바이의 행렬이 있었다. 이렇게 많은 오토바이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경제가 성장하여 저 오토바이들이 승용차로 바뀌면 교통대란이 올 것 같다. 앞으로 도로를 많이 건설해야 할 것 같다. 중식 식당에 내려 저녁식사는 천천히 하자고 하고, 모두들 그 근처에 있는 North Face, Kipling을 파는 상점으로 짝퉁을 사러 갔다. 배낭(5~30달러), 재킷(25~50달러), Kipling Bag(20~50달러) 등을 한두 개씩 샀다. 짝퉁이긴 하지만 쾌 쓸 만했고, 짐이 많아 가방이 더 필요한 사람도 샀다. 아내들에게 각각 첫날 나누어준 100달러를 여기서 다 쓰는 것 같다. 거리엔 외국인 배낭족들도 많이 보였다. 중국집에서 식사를 하고 Queen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그런데 또 사야 하는 물건이 있다고 해서 다 같이 짝퉁거리로 나가서 쇼핑을 하고 카페에 들러 맥주를 마시며 베트남 분위기에 젖어 보았다. 11시가 다되어 호텔로 들어와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