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라오스 태국 여행

라오스 태국 배낭 여행(씨판돈2)

조인스타 2023. 12. 3. 10:29

씨판돈 2(2008년 12월 28일)

 

28일은 부지런떨면서 새벽시장에 갔다. 6:00~8:00에 열리는 주민들이 만들거나 잡아온 물건들을 파는 시장이다. 채소 과일 떡 곡물 육류 어류 잡화류 국수 등을 팔고 있다. 상쾌한 공기 속에 아낙네들의 흥정소리에 아침이 밝아오고 우리도 찐 얌감자(2,000낍), 찐 옥수수 4통(2,000낍), 파파야 큰 것 1개(3,000낍), 월남쌈 세롤(3,000낍), 생고구마(2,000낍)를 샀다. 우리 돈으로 1,920원에 4명 아침을 해결했다. 물론 고구마는 쪄 먹었다.

메콩 강에서 잡은 어류

시장에 잡혀온 식용 개구리들  

새벽시장 모습

 

배를 빌려 교육 사업에 투자할 곳을 찾는 동서와 돈썸에 갔다. 씨판돈에서 제일 낙후되었다는 곳을 집주인 소개하여 집주인(어니)과 유치원 선생님이 함께 갔다. 이번에는 강을 따라 남하했다. 돈썸의 유치원은 말만 유치원이다. 다 쓰러져가는 미군이 지어준 것을 어니 아들이 새로 보수해 주었다는데 교실 한 칸 칠판은 그야말로 목판에 페인트가 거의 없어진 상태로 바닥은 시멘트였고 벽은 열대의 야자수 잎으로 엮은 거적이다. 옆에 있는 초등학교는 그나마 나았는데 교무실은 한 칸(7㎡정도)인데 창고였고 교무실 앞 벽 기생충 예방 포스터는 우리의 60년대 것과 같았다. 그래도 손님이라고 코코넛을 한 통씩 대접하며 먹으란다. 동서는 구체적인 지원방법을 계속 질문하고 시급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일요일이라 아이들은 없었지만 이런 시설에서 배우는 어린이들을 위해 이 나라 정부는 무얼 하는지 지도자의 역량이…….

동서가 준비해간 노트와 펜, 크레파스와 칠하기 책 몇 세트를 건네주면서 사용법을 설명해 주었다.

초등학교 교무실

                                                       교무실 마루에서 코코넛을 자르는 유치원 선생님

 

배가 출발할 때까지 계속 손을 흔드는 유치원 관계자들의 마음에는 많은 돈이 지원되어 좋은 시설 속에 유아들이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지원은 꼭 라오스 정부를 통해서 해야 한다니 그 과정이 복잡해 어느 세월에 될지 궁금하다. 비엔티엔에 가서 어니 아들을 만나봐야 안단다. 숙소로 돌아와 오후는 자전거를 빌려 섬을 일주하기로 했다. 그러나 무모한 일이었다. 돈콩 섬은 꽤 컸다. 일주를 포기하고 섬을 가로 질러 반대편으로 가기로 정하고 부지런히 페달을 밟았다. 길가의 어린이들은 우리를 보고 ‘give me pen'을 외친다. 많은 여행자들이 펜을 주었던 모양이다. 다섯 살쯤 되어보였는데 측은해서 볼펜을 한 자루 주었다. 도로변에는 수로가 정비된 많은 논 중에 경운기로 써레질을 하여 못자리를 하는 곳, 논의 볏짚을 태우는 곳, 울타리에는 자몽이 달려있기도 했다. 노모가 땔감을 등에 메고 가는 모습, 소를 몰고 나와 풀을 뜯기는 소년, 물이 빠진 저수지에서 고기를 잡는 사람들, 우리나라 농촌이나 다를 것이 없었다. 반대편 마을은 Muang Saen 이었다. 버스 종점이고 마을이 꽤 컸다. 아마도 포구 앞의 섬 주민들이 생필품을 구하러 나오는 시장인 듯 했다. 손님 없는 시장은 아침시장은 지저분했다.

Muang Saen의 아침시장

 

저녁은 sticky rice와 치킨 soup, lao beer를 곁들여 먹었다. Sticky rice는 찹쌀 찐 밥으로 손으로 뭉쳐 소스를 찍어 먹는데 우리 입맛에 딱 맞는다. 비닐봉지에 담아 팔거나, 음식점에서는 대나무로 만든 그릇에 담아준다. 라오스와 태국에서 다 먹을 수 있다. 우리 돈 200~800원 정도인데 맛있다. 달밤에 메콩 강이 어스름할 때까지 이야기를 하다가 내일을 위해 꿈나라로 입국했다.

 

  29일 아침은 새벽시장에서 해결하고 7시 50분에 맞춰 돈콩의 유치원에 갔다. 주로 어머니가 오토바이로 데리고 온 15명 정도의 어린이들이 있었다. 그래도 돈썸의 아이들보다 깔끔하고 명랑했다. 숫자세기 ABCD외우기 노래 체조 등을 해 보이는 아이들 눈망울이 불쌍했다. 왜 이 땅에 태어났나? 복불복인가?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초등학교는 질서정연하게 국기 게양식을 하며 국가를 부른다. 의식 교육을 철저히 하는 걸까? 어려서부터 저렇게 시키면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더 많이 유학 보낼까?

유치원생 모습

체조하는 유아들과 선생님

 

국기 게양식을 하는 초등학생

 

애국심, 민족, 통일, 빈 부차, 식량난, 세계 평화……. 머리가 복잡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