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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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호기심에서 출발한다고 해야할까?
2008년 뉴욕타임지가 선정한 꼭 가보아야 할 곳으로 라오스를 꼽았다. 그래서 환율과 여행비용을 고려하여 가까운 곳 라오스 태국으로 여행지를 선정하고 항공권 티켓 예약에 들어갔다.
방콕 한 달짜리 e-ticket(2008-12-23~2009-01-23)을 인쇄하고 갈 곳을 그려보면서 즐거워하는 순진함 속에 모든 것을 해결해야하는 두려움이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여행은 티켓부터 시작이다. 아무리 가고 싶어도 교통수단이 없으면 갈 수가 없다. 다행히 태국에 방콕공항 점거사태로 정치상황이 나뻐져 여행객이 줄었고, 휴가가 빨라 23일까지 출발하는 티켓이 저렴했다.
이번 여행은 라오스를 중심으로 해서 태국 북부를 여행하려 코스만 잡았다. 일정표는 잡지않고 놀거리 볼거리에 따라 조정하기로 하고 떠났다. 다녀온 코스는 다음과 같다.
1. 코스: 방콕(23일)-우본랏차타니행 열차(24일)-팍세(25일)-돈콩(26~28일)-사반나켓(29일)-비엔티엔행 버스(30일)-비엔티엔(31~1일)-방비엔(2~3일)-루앙푸르방(4~6일)-팍뱅(7일)-훼이자이(8일)-치앙라이(9일)-매사이(10일)-치앙마이(11일)-빠이(12~13일)-매홍손(14~15일)-매샤리앙(16일)-탁(17일)-수코타이(18~20일)-방콕(21~22일)-서울(23일)
경제 위기 속에 무슨 해외여행이냐고 하는 분이 있지만 나이 더 들어 다리 아프면 간단한 Package 여행 밖에 다닐 수가 없기 때문에 약간 무리를 했다.
2. 여행 비용: 여행 경비는 항공권(42만원), 현지 숙박 및 일체비용, 선물(약간), 공항 리무진 왕복 비용 포함 해서 126만원 정도 들었다.
그래도 대학생처럼 싼 geust house는 피하고, 아침시장과 저녁시장 길거리에서 식사할 때를 빼고 식사 때 맥주(라오비어, 창)는 먹어가며 다녔다.
한 달이면 힘들지 않냐고 하지만 나가면 심신이 맑아지는 것 같다. 눈에 보이는 만큼 즐기고 먹고 감상하고 걱정하면 되는 것 같다. 모든 것을 다 끌어안고 근심걱정 안해도 되는 시간의 연속이니까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 좋다. 단순함 속에 욕심이 적어지고 주어짐에 만족하는 것은 아닐까?
인천-타이뻬이-방콕-우본랏차타니-총맥-팍세
이륙하면서 바쁜 하루가 정리되었다.
아침부터 이발, 염색, 화분 물주기, 배낭 챙겨 짐싸기, 문단속과 안전등 설치, 그 틈에 식사, 처제 동서 짐 챙겨주기, 청소 등 눈코 뜰새 없다는 말은 이럴 때 하는 말인가 보다. 공항가는 리무진 속에서 어른들께 전화, 친지 연락, 총무보는 모임의 회장들께 문자보내기 등이 계속되었다. 누구나 해외여행을 갈 때 거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티켓팅을 마치고 보안검사 출국신고 그리고 외국항공사는 탑승동이 따로 있어 지하에 있는 경전철(스타라인)을 타고 이동한다. 국적기보다 10분 정도 더 소요되는 불편함이 있다. 17:40분 10분 늦게 만석으로 이륙한다. 승무원들은 친절하고 기내식에는 주류를 계속 서비스한다. 19:10 타이뻬이 장개석공항 도착, 1시간 대기시간에 면세점을 둘러본다. 환율 탓인지 비싸다. 그런데 대만은 게이트에 first class를 두등(頭等 ), business는 상무창(商務艙), economy는 경제창(經濟艙)이라 써놓았다. 20:10 이륙 또 기내식을 준다. 이번에도 친절하게 음료와 주류는 계속 공급한다. 가볍게 와인 한잔하고 가져온 신문을 뒤적인다. 10:50(태국 시간) 수완나품 공항 도착, 입국 신고(역시 느리다), 짐 찾아서 나오니 자정이 다 되었다. 우리 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한 처제와 동서를 만나서 미리 예약해 놓은 택시타고 카오산의 에라완호텔(?)에 도착하니 12:30분, 밤 늦게 도착하는 교통편은 숙소 잡기가 어려우므로 미리 예약을 하는게 좋다. 물론 좀 비싸기는 해도 편한 만큼 약간의 비용을 더 지불해야한다.
24일 성능이 좋은 에어컨이 있는 방에서 시원하게 정신없이 자는데 밖이 자동차와 오토바이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 깼다. 8시에 나가 환전(100달러=3440B, 1B=40원)하고 쌀국수(10~40B)를 맛있게 먹었다. 거리는 한산했다. 공항사태와 환율 때문일까?
한산한 카오산로드
팍세가는 교통편이 여행사마다 제각각이다. 우본랏차타니를 기차로 가기로하고, 간신히 선풍기 칸 침대를 4개 확보하고 표를 끊어달라고 열차삯을 지불(600B, 실제 요금보다 100B 정도 더준 요금)했다. 카오산로드 끝 쪽에 갔다가 툭툭기사가 관광지 네 곳과 쇼핑을 포함 1시간 관광시켜주고 한 대에 20B라 해서 올라탔다. 10B/인 수지가 맞지 않을텐데 하고 돌아다니다 보니 아니나 다를까 관광객들만 상대하는 쇼핑센터가 외진 곳에 있었고, 툭툭이 도착할 때마다 밖에 있던 사원이 무전으로 내부에 연락하고 있다.
열차 시간에 넉넉하게 택시를 타고 후아람풍 기차역으로 갔다. 그런데 퇴근시간과 겹쳐 교통체증이 정말 심하다. 애들말로 장난이 아니다. 젊은 기사가 요리조리 잘도 빠져나가면서 반대 차선으로도 가고 해서 불안했지만 선택이 없었다. 열차역 대합실에는 일찍 온 승객들이 바닥에 신발 벗고 앉거나 누워서 TV를 보고 있다. 금연 금주라 시끄럽지 않았고 때마침 태국과 베트남의 축구 경기를 중계하고 있어서 더욱 조용했다.
대합실의 모습
20:30 정시에 출발한다. 통로에는 짐놓는 선반과 윗층에 오르는 사다리가 있어 복잡했고, 침대는 시트 담요 안전벨트 커튼 베개 등이 있고 조용했다. 선풍기라 창문이 열려있어 모기가 가끔 보인다. 맥주 한 잔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열차의 흔들림이 저절로 잠을 불러왔다.
열차 내부의 모습
25일 추워서 잠에서 깼다. 아직 열차는 달리고 있었고 새벽이 오고 있다. 날씨는 선선했고 태국인은 긴팔에 긴바지를 입고 다닌다. 열차에서 세면하고 과일로 아침을 먹는다. 07:30 우본랏차타니에 도착하여 2번 생테우를 타고(10B) 버스터미날에 가서 팍세가는 국제버스표(200B)를 샀다. 그런데 여권을 보여 달란다. 국제버스라 여권이 있어야 표를 판매한다. 9:30 버스 출발. 차창에는 날씬한 시민들과 일제차 일색인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로 가득하다. 총맥을 지나 국경에 11:10 도착 출국 신고하고 도보로 걸어가는데 철망 울타리 사이로 문이 하나있는데 이것이 국경이다. 꼭 어느 시골학교 허름한 울타리 후문 통과하는 듯 하다. 잘 정리되지 않은 길을 걸어서 라오스의 출입국관리소에 도착했다. 허술하기 짝이 없고 관리들도 제자리에 없다.
라오스 출입국 관리소
버스 승객이 다 신고할 때까지 기사는 기다린다. 버스 주변에는 상인들이 과일과 꼬막을 판다. 어디서 온 꼬막일까?
11:50 버스는 출발해 12:30 팍세에 도착했다. 입국 통과의례로 툭툭을 비싸게 타고 중심지로 갔다. 뻔히 알면서도 거리를 늘려서 말하고 날씨는 덥고 다른 여행자들은 다 타고 기다리니 함께 타고 갈 수 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거리는 한산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일제차 일색이었는데 여기는 현대차가 절반 이상이다. 그레이스 포터트럭 그리고 버스가 현대차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코라오(kolao) 회사에서 현대 중고차를 수입해다가 수리해서 판다는 소식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숙소(125,000낍)를 잡고 은행에서 환전(100달러=846,400낍, 10,000낍=1600원)을 하고 관광 안내소에 들렸다. 안내원은 장황한 설명 끝에 주몽이 최고라고 하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인다. 이 곳에도 한국드라마가 방영된단다. 메콩강변으로 가면서 점심을 먹기위해 물가를 살펴보았다, 쌀국수가 7,000낍, 라오비어 1병 8,000낍, 달걀 1개 1,000낍, 맥주 빼곤 태국보다 조금 비싼 편이다. 인터넷에 올라있는 가격보다 비싸 예상했던 것 보다 경비가 더 들듯하다. 메콩강물은 황토 흙탕물이었지만 평온하게 한가로이 흐르고 있었고, 강변의 노점들은 개점 휴업 상태인 듯 했다. 라오인들 두 세 명이 그늘에 앉아 잡담하는 모습이외는 메콩강이 전부였다.
한가로운 메콩강의 선상 카페
시장에 들려 과일을 사는데 관광객은 눈씻고 봐도 없다. 과일을 사면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값을 물으면 한참 있거나 옆의 상인에게 물어보고 대답을 한다. 처음엔 영어로 답하기 위해 그러는지 알았는데 라오인들이 물건을 사는 모습을 보니까 우리보다 싸게 팔고 있다. 라오인과 외국인과의 가격이 차이가 있다더니 재래시장에서도 그런가보다. 기분은 나빴지만 우리나라도 그런적이 있었으니까 하고 넘겼다. 저녁은 호텔 앞 Indian Restaurant에서 난과 로티(5,000낍) 치킨커리(18,000낍), 라오비어와 먹었다. 인도인이 이런 지역에까지 와서 인도음식 식당을 하는 모습이 의아했다. 그렇다면 힌두교를 믿고 있을텐데 이 나라도 다양한 종교가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앞으로 알아볼 일이고 우리밖에 없는 듯한 호텔로 들어와 라오스에서의 첫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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