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단둥~다롄)
8월 5일 목(단둥~다롄) 2011년
간밤에도 비가 많이 내렸다. 6시 기상하여 아침 시장에 들러 찌엔빙(煎餠-중국식 토스트, 2~3元)을 먹고 과일을 사가지고 들어와 먹고 짐을 챙겨 8시 Check out 했다. 버스 터미널로 걸어가는데 저지대의 상점들은 간밤에 쌓아놓았던 모래주머니를 치우고, 들어온 물을 퍼내는 일을 분주히 하고 있다. 문턱이 없는 상점에서는 약간의 침수가 있었던 것 같다. 터미널은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버스를 기다린다.
9시 20분 다롄행 버스는 정시에 출발한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 또 비가 내린다. 휴게소에 정차했으나 비가 와 화장실만 간다. 화장실은 돈을 받지 않았지만 깨끗한 편이다. 다시 출발한 도로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세찬 비가 온다. 버스의 속도가 느려진다. 다롄이 가까워지면서 다행히 비가 멎는다. 뒷줄에 앉은 조선족의 도움으로 영화민박(중산구 화동원가 오경원소구, 0411-8278-2123)에 전화를 한다. 조선족은 100元 정도의 호텔을 구해 준다고 이리저리 전화를 한다. 그런데 다롄에서 맥주 축제가 열려서 호텔이 없단다. 서울말과 북한말을 자유롭게 하는 것으로 보아 무역을 하는 것 같았다. 13:30 다롄 터미널에 내려 조선족은 부인과 아이가 있는데도 택시를 잡아 우리 보고 먼저 타란다. 사양을 했더니 자기들은 여기를 잘 알기 때문에 안내한다며 기사에게 행선지를 말해준다. 친절한 조선족이 많다. 기사는 민박집을 몰라 전화를 두 번하고 주인이 도로에 나와 있어 가던 길을 돌고 또 돌아 내려준다. 택시비 13.4元에 Tip 2元을 주고 주인장과 인사를 했다. 영화 민박집(조선족)은 방이 없어 언니네 집을 150元(1박 조식 포함)에 묵기로 했다. 짐을 놓고 남방항공에 전화를 해서 항공 일정을 변경하려 했지만 베이징으로 연락해야 한단다. 어제한 빨래를 다시 헹구어 널고 한양 마트에 들러 인절미와 과일로 점심을 먹고 택시를 타고 국제 여객 터미널에 들려 인천행 여객 표를 알아보았으나 너무 비쌌다. 남방항공은 변경불가라 하고 아시아나는 편도가 할인 가격 1,117元(약 20만 원)이라며 싸다고 한다.
중산광장(르네상스 풍의 중국 은행, 바로크 시대를 느낄 수 있은 다롄 빈관, 고딕풍의 랴오닝 성 대외무역경제합작소 등 다롄 최고의 건축물이 있는 곳)에 들려 옛 건물들을 보고 우호 광장(다롄에서 가장 오래된 광장, 북방의 진주, 근처에 영화관, 고급 식당, 카페가 모여 있다.)에 들려 휴식을 하다가 명주여행사에 들려 대련 투어를 알아보고 저녁식사(24元)를 했다.
식사 후 전차를 타려고 길을 물어보고 기다리는데 승용차가 Klaxon을 누르며 부른다. 아까 그 젊은 부부였다. 자기들 가는 방향이 거기라며 타란다. 덕분에 몇 마디 대화를 하면서 집까지 편히 왔다. 그들은 우리를 내려 주고 되돌아간다. 아마 우리보다 가까운 곳에 집이 있었나 보다. 참 친절한 젊은 부부들이다. 맥주를 사 가지고 집으로 들어왔더니 한국인 40대 어머니와 두 딸이 다른 방에 들었다. 그제 단둥에서 물난리를 피해 이곳으로 왔단다. 한족학교를 다니는데 공부를 어떻게 시키는 것이 좋으냐고 묻는다. 맥주를 한 잔 하고 얻어먹어가며 자녀 교육에 대한 정답이 없는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도 호기심이 많아 많은 질문을 한다. 한국 뉴스를 보고 방으로 헤어져 내일 일정을 계획한다. 아파트 가정집에 손님 5명만 있으니 조용하고 편안하다.
8월 6일 금(다롄~베이징)
아침 시장에 들려 구경을 하면서 망고, 복숭아, 살구, 망고스틴(40元)을 사고 돌아와 8시 오랜만에 한식을 맛있게 먹었다.
전차(1元)를 타고 남방 항공 사무실에 가서 귀국 항공 일정을 변경했다. 수수료 없이 되는 것을 전화로 하니까 안 된 것은 의사소통이 잘 안 된 것 같다. 명주 여행사에 들려 기차표를 예매하려 했지만 취급하지 않는단다. 그냥 나와서 기차표를 사러 갔다가 조선족 아주머니를 만났다. 한국에서 무역을 하다가 비자 만기로 쫓겨 왔다면서 지금도 무역을 한단다. 내일까지 표가 없단다. 아주머니는 야간 버스를 타고 가란다. 택시 타고 터미널에 갔더니 버스비가 280元인데 220元까지 할인해 준단다. 버스비를 할인해 주다니 이상하고 14시간을 어떻게 앉아서 가나 자신이 없어 기차역으로 간다. 암표상과 전화하여 오늘 밤 침대표(中-249元, 上-240元)를 웃돈(61元) 주고 샀다. 문제는 침대가 떨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다시 택시를 타고 아주머니네 집에 들러 점심을 잘 얻어먹고 중매를 한다면서 한국의 어떤 남자에게 전화를 해서 바꾸어 준다. 신랑감은 준비된 사람이란다. 돈, 학벌, 직장을 다 갖춘 35세라 신붓감을 고르고 있단다. 서로의 이야기만 하고 한국에서 통화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그런 신랑이 신붓감이 없을까 의아해했다.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성해광장 가기 위해 201번 전차를 타고 다롄 역에서 내렸다. 전북대어학연수원에서 유학을 한다는 싱가포르 대학생을 만나 중국 학생들과 맥주 축제장으로 간다. 201번 서쪽 종점에서 내려서 202번을 타고 성해 광장에서 내렸다. 3시 10분이다. 입장료가 10元을 내면 맥주 시음을 마음껏 한다는데 문제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사진만 찍고 돌아온다.
가던 길은 되돌아오는데 중간에 또 구간 요금(1元)을 내야 한단다. 잔돈이 없어 10元을 냈더니 그냥 돌려준다. 난처해하고 있었는데 중국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가 2元을 준다. 착한 청년이다. 감사해하며 받아서 안내양을 주니까 돈을 다시 대학생에게 준다. 이번에는 안내양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중국인들이 많이 친절하다. 우리는 이렇게 친절할까? 전차에서 만난 친지방문 한국인 여행객 5명을 만나 이야기하다가 집에 도착했다. 숙소에 들려 샤워기 배관과 꼭지를 고쳐주고 시원하게 쉬다가 7시에 나왔다. 주인은 저녁이나 같이할 걸 그랬다고 인사한다. 세상에는 정이 많은 사람들이 많다. 잔돈 때문에 맥주를 사고, 전차를 타고 다롄 역에 내려서 역 대합실로 들어간다. 서울역에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다롄역의 1/4이나 될까? 아니다 안 된다.
Platform이 많다. K683 기차에 올라 침대가 떨어져 있어 중국 청년과 자리를 바꾸었다. 침대를 잘 바꿔주어 감사의 인사를 했다. 9:30 정시에 출발한 기차의 내부는 깨끗하다. 백색의 침구류, 스테인리스 온수통, 전기온수기, 화장실 등이 깔끔하다. 입석이 없어서 조용하다. 맥주 한 잔 하고 11시쯤 소등을 해 잠을 청한다. 오늘은 침대에 누워 기차의 흔들림을 요람의 흔들림으로 받아들이고 잔다.
'중국여행(베이징~단둥~따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여행(다롄~베이징~인천) (2) | 2023.12.06 |
---|---|
중국여행(베이징~단둥) (1) | 2023.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