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쿠알라룸푸르~콜롬보~아누라다푸라
2010년 12월 29일(수)
07:30 동서울터미널에서 대한항공 리무진 버스에 올랐다. 한 달간 집을 비워야 하지만 출근하는 딸이 있어 걱정 없이 집을 나섰다. 그래도 필요한 조치는 대충 해 놓았지만 뭔가 잊은 것 같다.
공항 말레이시아항공 카운터에는 먼저 출발하는 코타키나발루 승객으로 붐비고 있었다. 그래도 어느새 Check in을 했는지 창가석이 없어서 통로 석을 배정받고 면세점을 기웃거리지만 많은 면세품들은 배낭 여행자에겐 늘 그림의 떡이다. 한국인 승객들이 절반 이상 탑승한 항공기(MH67)는 11:00 정시에 이륙했다. 승무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음료와 주류가 공급되고 기내 분위기가 편안해졌다. 옆에 타신 아주머니(73세)는 15일간 골프 투어(150여만 원)를 가신단다. 겨울에는 골프를 칠 수 없어 감각을 잊을까 봐 팀을 구성해 가서 매일 라운딩을 할 것이란다. 그리고 내년 봄에 남미 여행을 가실 예정이라면서 더 늙기 전에 가야 한다고 벼르신다. 참으로 건전한 노년이다. 체력과 경제력이 뒷받침되면 노년도 아름다울 것 같다.
말레이시아 시간 16:40(말레이시아는 한국보다 1시간 느림-태국은 2시간 느림-영국이 식민통치할 때 편의를 위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을 묶어 단일 시간으로 정했는데 지금은 국제 금융거래에서 유리하다며 그냥 사용하고 있다고 함. 타이국민보다 1시간 더 부지런한 것이니까 그만큼 시간을 더 확보한 셈이다.) Kuala Lumpur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했다. 환승(대기시간 6시간 30분)이라 저녁을 먹고 Lonely planet을 보다가 누워서 편히 쉬다가를 반복했다. 한국 여행가이드북이 없어서 영어판을 보려니 단어를 찾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단어만 가지고 해석을 못하는 부분은 넘어가면서 여행길이 걱정 된다.
예정보다 10분 일찍 탑승게이트를 벗어난 항공기(MH179)는 23:10 이륙했다. 간단한 기내식을 먹고 23:50(스리랑카 시간, 한국보다 -3시간 30분) 스리랑카 반다라나이케(Bandaranaike-세계 최초 여성총리의 이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기내에서 입국 신고서(물자 절약인지 기내에서 배부를 안 하는 국가가 있다.)를 주지 않더니 immigration 앞에서 모두들 작성한다. 간편하게 입국신고를 마치고 아래층에서 Luggage를 찾아 Cart에 싣고 세관을 통과한다. 우선 편안한 자리를 확보하고 환전(세관을 나오면 환전소가 3곳 6개 은행창구가 있고 맨 왼편 환전소 왼쪽 옆으로 ATM이 있다. 400달러=43,772루피, 1루피(R)=10.6원)을 했다. 그리고 세관을 나서자마자 오른쪽 첫 번째 부스의 Tour Information Center에서 스리랑카 전국지도, 콜롬보 시내지도를 얻고 시내로 가는 방법을 알아본다. 택시는 2,500R, 버스는 100R인데 1시간쯤 걸린단다. 시간은 01:30분을 넘어가고 시내에 예약이 없는 배낭 여행자에겐 공항 대기실이 호텔이다. 편안한 의자에서 선잠을 자다가 3:30 공항 무료 Shuttle bus를 타고 Bus terminal로 가서 4:00 Colombo fort 역을 가는 버스(70R)를 탔다. 어떤 현지인이 Shuttle bus에서 내려 Mini bus를 타는 길을 친절히 안내해 주는가 하면, Mini bus 차장(버스에 차장이 있어서 요금을 받고 Ticket을 준다.)과 기사는 Central bus stand에 도착하여 승객을 다 내리게 한 다음 우리만 남겨서 Stand 깊숙이 태워가지고 가더니 Colombo fort 기차역 가는 가까운 길에 짐을 내려주고 어둠 속으로 길을 가르치며 설명해 주며 잘 가란다. 외국인에 대한 배려일까? 우리나라도 이렇게 친절한 사람들이 있을까? 하고 생각하며 감사의 마음을 보냈다.
05:10 먹을거리를 사려해도 마땅한 것이 없어서 물(1.5L 70R)만 하나 사고 Anuradhapura 가는 2등 칸 표(320R, 거리 205Km)를 샀다. 기차역은 크게 복잡하지는 않았지만 1, 2등 칸과 3등 칸 매표창구가 따로 있어 창구가 여러 개 있다. 개찰을 하고 Ticket에는 좌석번호가 없어 현지인들에게 2등 칸 Platform을 물어 열차가 들어오자마자 재빨리 올라타 열차가 가는 방향으로 자리를 잡았다. 05:45 정시에 출발한다. 객차는 낡았고 철로가 엉망인지 마차 탄 것처럼 흔들거리며 광궤 열차가 달린다. 탈선할까 걱정이 될 정도로 흔들거린다. 날이 새면서 하늘이 흐리더니 도시를 벗어나면서부터 비가 내린다. 스리랑카가 건기인 줄 알았는데 열대 기후라 겨울에도 강수량이 많아서이겠지 하면서 창밖으로 시선을 보낸다. 철로 변은 깨끗하다. 차단기가 없는 건널목에서는 차량과 사람을 자율적으로 통제하는 것 같았다.
건널목의 기다림
09:50 Anuradhapura에 도착했다. 비가 많이 내리지는 않지만 짐이 있어 Bajaj(Rickshaw, 툭툭)를 타고(50R) Lake view Guest house에 방(1,500R, 우기이고 앞에 호수가 있어 습도가 높아 곰팡이 냄새가 많이 남)을 잡았다. 배가 고파 타고 온 Bajaj를 기다리게 한 후 50R 주고서 신도시로 갔다. 중국식 식당에서 점심(770R, 양이 많아 싸가지고 와 저녁을 먹음)을 먹고 시내를 둘러본다. 도로포장은 형편이 없어 물이 고인 곳이 많고 상점들도 옛날 우리나라 70년대(?) 모습과 비슷했다. 삶은 옥수수 두 통(40R), 식빵 한 개(40R), 파파야 한 개와 이름 모르는 과일 한 개(140R)를 산 후 비가 그쳐 걸어서 집으로 오다가 Grand tourist holiday resort에 들려서 방을 알아보았으나 값과 상태가 별로 차이가 없다.
Anuradhapura 시가지(New town)
Shower를 하고 휴식을 취하며 하루를 정리한다. 참 긴 하루였고 멀리도 이동했다. 인천-Kuala Lumpur-Colombo-Anuradhapura까지 시간이 공간을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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