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일 토
새해 새 아침이다. Check out 하고 짐을 맡겨놓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매일 같은 날이지만 새해 첫날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다. 7시 버스(25R)를 타고 미힌탈레(Mihintale)로 향했다. 집에서 가까이 있는 Bus stand까지 걸어 나와 버스는 약 30분 걸려 미힌탈레에 도착했다.
사원으로 가는 입구 도로변에는 스님들 동상이 세워져 있다. 여기서 만난 남자는 자기가 가이드를 하겠다며 500R를 내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신년맞이 파티에서 과음을 했는지 술 냄새가 많이 난다. 언덕 오르막까지 따라왔지만 가이드를 거절하자 작은 선물을 요구한다. 그의 부인을 위한 지갑을 선물하고 가족과 건강을 위해 술ㆍ담배를 줄일 것을 권유(그럴 자격이 없었지만 부인과 자식이 4명이나 있다 하여 걱정이 되어 한 말)했다.
유적지 입구 스님 동상
Mihintale는 Anuradhapura 동쪽 13Km에 위치한 평원에 솟은 약 300m의 언덕으로 BC 247년에 아소카왕의 왕자 마힌다(Mahinda)가 아누라다푸라의 데바남피야티사(Devanampiya Tissa) 왕에게 처음으로 불교를 전승(아누라다푸라의 왕이 사냥을 하다가 인도의 왕자를 만나 불교로 개종했다고 함)시킨 곳이라 한다. 불교에 귀의한 데바남피야티사 왕에게 많은 동굴 사원과 불탑을 기증하였고, 지금도 그 유적이 남아있다.
유적지로 올라가는 길은 계단이 1,840여개나 되어 힘이 든다. 힘들게 올라가는 중간에 초기 사원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대승원 터이고 공양을 하던 곳이랍니다. 계단을 더 올라가면 신발 맡기는 곳이 오른쪽에 있고 매표소가 왼쪽에 나옵니다. 아침이라 마당을 쓸고 있던 종무스님인지 달려와 입장료로 500R 받고는 새해 첫 방문자라며 주지 스님에게 데리고 간다. 주지스님은 법당에서 우리들의 건강과 행복을 부처님께 기도하시더니 손목에 실로 팔찌를 묶어주신다. 그리고는 접시에 떡 두 조각과 바나나 한 개를 담아 각각 한 접시씩 대접을 하면서 어디서 왔느냐? 북한이냐 남한이냐?를 물으며 남한이 위험(연평도 포격 상황을 CNN에서 많이 보도했다고 함)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렇지 않다고 말씀을 드리고 500R를 시주하고 가져간 볼펜과 연필 6개를 스님에게 드렸다. 주지스님은 할 일이 있다며 Temple boy에게 사원 안내를 부탁한다.
처음 본 것은 암바스탈레 다고바(Ambasthale Dagoba)로 마힌다의 사리를 모셔놓은 곳이다.
다음은 명상의 바위로 알려진 아나다나 갈라(Anadhana Gala)에 오릅니다. 경사가 가파르지만 보조 난간이 있어서 별 문제는 없습니다. 아내는 Temple boy가 부축을 하면서 올라 멀리 주변을 설펴 봅니다. 주변의 광대한 평야와 호수들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며 아누라다푸라의 불탑들도 멀리 보입니다.
다시 내려와 마하세야 다고바(Mahaseya Dagoba)로 오른다. 바위에 계단을 만들어 오르는 길 왼쪽에는 마힌다가 왕에게 설법을 하던 장소로 '망고 나무'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다고바에는 부처님의 머리카락이 모셔져 있는 곳입니다. 규모가 상당히 크지요. agoba 뒤편 사원에는 와불이 모셔져 있고 같은 건물 한 측면에는 힌두교 시바신을 모신 공간이 있다.
다고바를 내려오다가 사원 정원의 보리수나무 밑에서 보리수 잎을 주워 주며 가져가란다. 몇 잎을 챙겨 입구로 나왔더니 자율적으로 새해 음식을 먹도록 매표소 창구에 갖다놓았다. 떡 한 개 더 먹고 그릇을 닦아놓고 내려오다 사자 연못(Sinha Pokuna)을 들린 후 Temple boy(200R와 핸드폰 고리 1개, 볼펜 두 자루를 주었다.)와 헤어졌다. 옛날 다고바(Kantaka chetiya)와 동굴(Mahinda's Cave)을 관람하고 내려온다. 계단에는 오를 때와 달리 구걸하는 사람들이 서너 명이 띄엄띄엄 앉아있다.
Sinha Pokuna
Kantaka chetiya
동굴 사원터
Kantaka chetiya Dagoba에서 돌계단을 내려와 Ancient Hospital(고대 병원, Quincunx, 853~887년 사용))에 들렸다. 그 중에 사람 모양을 음각한 독특한 모습의 바위 조각상이 있다. 환자를 여기에 눕히고 뚜껑을 덮고 오일을 붓는 ‘아유르베다’ 라는 전통 치료법을 시술한 기구란다. 주변에는 병원의 하단부만 남아있어서 형태는 알 수가 없으나 정형외과, 혈액과 등이 있었답니다.
박물관은 휴일이라 문을 닫아서 관람을 못하고 걸어 나오던 중 오토바이를 탄 한 청년이 한국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아주머니 머리(파마)를 보니까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했단다. 한국에서 6년간 일을 하고 돌아온 지 한 달이 되어 한국말이 하고 싶었는데 잘 되었단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설날이니 자기 집에 가서 떡을 나누어 먹고 아누라다푸라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한다.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다고 했더니 오늘은 휴일이고 갈 일이 있다 하여 택시(바자지)를 타고 따라갔다. 시골집으로 상점을 하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우리 연배였다. 음식을 대접받고 담소를 나누다가 그 집 차를 타고 아누라다푸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자꾸 여기저기 구경을 시켜 준다 해서 오늘 담블라로 가야 하며 시간이 없다 했더니 아쉬워한다. 큰 호수를 들려 주변 지형에 관해 설명 듣고 사진 찍고 Guest house 들려서 짐을 싣고 버스 스탠드에 와서 차를 잡아준다. 관광객은 에어컨버스를 타야 한다고 한다. 사실 우린 일반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장거리 버스라 가까이 가는 손님을 꺼린다. 너무나 고마워서 명함을 주고 한국(3월에 한국에 또 온다고 함)에서 만나자고 하고, 동생에게는 남자용 지갑을 하나 주었다.
버스에 올랐더니 3인분을 내란다. 배낭 두 개가 한 자리를 차지하니 1인분(140R)을 포함하여 3인 분을 내란다. 도둑놈들!(그럴 수 있지 하기에는 심한 것 같음) 덕분에 에어컨의 시원한 차 속에서 잠을 자는 데 빗소리가 들린다. 소나기가 내린다. 이동 중에 비가 내리면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내릴 때 그치기를 기원한다.
담불라 버스 스탠드에 내려 Lonely에 나오는 숙소로 가려고 했더니 만원이고 이곳에는 숙소가 별로 없다는 바자지 운전수의 말에 따라 바자지를 타고 황금사원 반대편으로 갔더니 너무 초라해서 다시 타고 나와 Aladin Hotel(2500R, 매일 밀크티ㆍ비누ㆍ수건ㆍ치약ㆍ샴푸 등 제공, 아침 불포함, 묵었던 신축된 건물로 숙소 중에 제일 깨끗하긴 했으나 바자지 운전수의 상술에 넘어간 것 같음)에 숙소를 정했다. 바자지 운전수의 말(석양의 경치가 제일이라는 것)에 따라 황금사원을 갔다. 불행히도 이곳의 석굴사원은 Round ticket으로는 못 들어간다. 1200R를 내야 하므로 아잔타ㆍ엘로라ㆍ용문 석굴보다 좋을까 하고 궁금해하다가 포기하고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에는 가는 사람이 없고 볼 것이 없단다. 다시 집으로 오다가 식당 앞에 내려서 바자지 운전수에게 300R를 주었다.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시간이 꽤 지체되어 비싼 값을 치렀다.
현지인 식당에서 호퍼와 쁘라다ㆍ볶음국수 등을 먹고(400R) 슈퍼에 들렀다. 과일과 빵(250R) 맥주(170R, 500m) 등을 샀다. 술 코너는 현지인들이 10명 이상 줄을 서 있어서 나도 줄을 서야 했다. 그런데 현지인들은 독한 스리랑카산 양주를 많이 산다. 적은 돈으로 여러 명이 취하기에는 독주가 좋은가? 또 슈퍼에서 성지 순례온 스님과 신도들을 만났다. 45일간으로 인도의 어느 대법회에 참석하고 불교 4대성지를 순례하고 마지막으로 스리랑카에 오셨단다. 모두 성불하시기를 기원했다. 집까지 걸어와 씻고 맥주 한잔하고 모기장(스리랑카는 대부분 지역이 모기장이 있다. 모기장이 없는 날은 모기 회식을 시키는 날이다. 이미 모기한테 헌혈을 많이 했다.) 속에서 하루의 짧은 역사를 정리한다. 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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