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금
여덟 번째 루반벨리사야 다고바(Ruvanvelisaya Dagoba)로 들어가기 위해 신발을 맡기고(한 켤레 20R) 남녀 따로 검색대를 통과하였다. 이 탑 주변은 365 마리의 코끼리가 조각되어 있다. 보수와 재건된 것이지만 기원전 140년 전에 건립된 탑이란다. 탑 주변에는 네 곳에 불상이 모셔져 있고 그 뒤편으로 사찰 형태의 건물이 있다. 이 건물에 원숭이들이 앉아 놀고 있고 신자들은 탑돌이를 하면서 불공을 드리고 있다.
아홉 번째 스리 마하 보디 트리(Sri Maha Bodhi Tree)를 갑니다. 이 Bodhi Tree 아래에서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 유명한 보리수 사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걷기에 따라 걷다가 검문을 한 번 더 받은 후 문을 들어섰더니 200R를 내라고 한다. 경내만 둘러보고 간다고 우겨서 그냥 들어갔는데 아마도 외국인을 상대로 기부금을 받는 것 같다. 현지인들은 내지 않는다. 이 보리수는 약 2000년 전에 인도의 부다가야에서 부처님의 진짜 보리수 나뭇가지를 가져와 심은 것이라고 하는데 부다가야의 보리수가 죽었으므로 제일 오래된 보리수라고 하여 많은 스리랑카 사람들이 기도를 한다. 사원 앞에는 대형 촛대에 촛불로 불공을 드리는 사람들로 연기가 자욱하고 견공들도 기도를 하는지 어슬렁거린다. 여기서 ‘인도로 가는 길’ 여행사의 11명 단체배낭 여행자들을 만났다.
보리수 가지를 철제로 받쳐 놓았다.
입구의 조각상과 Moon stone
열 번째 무슨 Dagoba인지도 모르고 들린 곳에서 스리랑카 가족 관광객 중 아이들이 말을 건넨다. 어디서 왔냐고 하고 그 어머니는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한다. 자기들 사진기로 사진을 찍어서 우리 사진기에도 한 장 담았다. 학생의 용기 있는 질문에 감사하면서 볼펜을 한 자루씩 나누어 주고 헤어졌다.
열한 번째 이수루무니야 비하라(Isurmuniya Vihara) 사원에 간다. 여기에서 말하는 Vihara는 범어의 사찰이라고 합니다. 바위 사이에 지어져 있어서 일명 Rock temple이다. 기원전 250년 전부터 바위를 깎아서 만든 사원이랍니다. 사원에는 큰 보리수나무가 있고, 앞에는 작은 연못이 하나 있는데 코끼리 수영장이라나요. 이곳은 별도의 입장료를 내야 관람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박물관의 유물들을 보면서 아누라다푸라 유적에 대한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석주들이 기둥이었다는 사실과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컸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사원에서 사용하던 무쇠 Oven(?), 천수상, 발굴 현장의 모형, 남부아시아의 무늬를 알 수 있는 화초, 그리고 정원에는 불상을 포함한 관련 유물들이 진열되어 있다. 박물관은 건물의 형태나 관리가 허술해 보였다.
지붕이 남아 있었다면 규모가 대단했을 것 같다.
비가 그치고 2시가 넘어서 집으로 돌아와 바자지 기사 로산에게 1000R와 함께 한국에서 신고 온 운동화와 여성용 지갑(한국에서 잘 쓰지 않는 것을 몇 개 가지고 갔다.) 한 개를 건네주었더니 고마워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식당에 나간다니까 신도시까지 태워다 준단다. 덕분에 신도시 유명한 음식점까지 안내 받고 인도식으로 점심 겸 저녁(쁘라따 160R)을 먹었다.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한국산 농업용 분무기를 발견했다. 한글이 쓰인 분무기가 반갑기도 했지만 어릴 적 농약을 타서 소독을 할 때의 약 냄새가 나는 듯 추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여기까지 수출하는 기업인들의 노고에 감사했다. 길거리에서 바나나(40R), 슈퍼(한국에서 일했다는 남자를 만나 과일 고르는 법, 좋은 요구르트 상표, 기타 궁금한 사항들을 도움받음)에서 간식(210R), 딸기잼(98R), Wine shop에서 맥주 2캔(200R)을 구입하고 집으로 와 하루를 정리한다. 그리고 맥주와 함께 2010년을 마무리했다. 스리랑카 사람들은 폭죽을 터트리며 신년을 맞이하느라 창밖은 점점 시끄러워진다. 오늘 밤은 꿈자리가 뒤숭숭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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