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 여행/스리랑카 여행

스리랑카 배낭여행(캔디~누와라엘리야)

조인스타 2023. 12. 3. 11:48

2011년 1월 7일 금

 

  아침은 보통처럼 과일과 빵으로 먹고 바자지를 타고(130R-150R를 주기로 했으나 200R를 주니까 잔돈이 없다고 200R 다 받겠단다. 안 된다고 했더니 100R를 돌려줘 잔돈을 30R 줌) Bus stand에 도착해 8시 30분 누와라엘리야(Nuwarw Eliya)행 버스(85R)를 탔다. 예정 시간보다 10분을 지나 출발하는 차는 손님을 더 태우기 위해 차장이 소리를 지른다. Bus stand가 시내 중심가에 있어 대단히 복잡하고 그 주변에 허름한 상점들이 늘어서 있고 매연 공해가 심하다. 어제 들렸던 식물원 앞을 통과하여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며 구불구불한 길을 돌고 돌아 산간 도로를 오른다. 남자차장(모두 남자였음)은 손님들의 짐을 싣고 내리며 명랑하고 친절하다. 유치원학생들은 유치원 차가 없어서 노선버스를 이용한다. 어머니들은 일하러 가고 할머니들이 아침에 데리고 와서 기다렸다가 끝나면 데리고 간다. 교육을 위해 다들 고생이다. 차창으로 폭포가 두 곳에 보이고 차밭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끝없이 차밭이 나타나고 차 따는 사람들이 비를 맞고 일을 한다. 차 가공공장에는 단체 관광객들이 견학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잘 정리된 차 밭 사이로 난 오르막길을 버스가 힘들게 오른다. 언덕을 넘어서면서 고원지대가 나타난다. 작은 도시가 나타나고 주변의 낮은 산 경사지에는 차나무만 있는 것 같다. 약 80Km의 거리를 세 시간 달려 11:50 누와라엘리야에 도착했다.

  Nuwara Eliya는 스리랑카 중앙 해발고도 1,800여m의 고원지대로 차 대농장들이 많기도 하지만 피서지(고산기후가 나타남)이기도 하다. 또한 이곳에서 생산되는 홍차의 이름이다. 차 재배 초기에 인도 남부에서 이주해 온 타밀족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Nuwara Eliya 시가지

 

  Bus stand 근처 시장 입구에서 점심으로 볶음밥(340R)을 먹다가 남아서 싸가지고 바자지(50R)를 타고 숙소를 구한다. 처음 들린 곳(Victoria Park 뒤편, The Trevene)은 투숙객이 많았는데 싼 방이 없어서 내일 방을 예약하고 건너편 골프장 근처의 Glen fall inn에 숙소(1500R)를 정했다. 주변은 조용하고 침구류가 깔끔하다. 날씨가 쌀쌀해 차 한 잔을 시켰더니 90R란다. 바가지이지만 분위기에 어울려 한 잔 하고 쉰다. 오후에 시내에 걸어 나가다가 Information center를 찾았으나 언제부터 닫았는지 대문이 굳게 닫히고 거미줄이 쳐져 있는 모습만 보았다. 시내로 들어가 작은 도시의 시장을 구경했다. 의류 시장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짝퉁 Outdoor 옷들이 많다. North face, Colombia, Kappa 등 스리랑카산 저가품들이었는데 갑자기 쌀쌀한 날씨를 만난 여행객들이 옷을 고른다. 생각보다 값이 비쌌다. 다른 공산품도 값이 비싼 편이다. 서민들은 어떻게 살까 걱정이 되었다. 생필품 시장에서 과일(140R), 빵(180R), 물과 과자, 요구르트(140R)를 산 후 비 내리는 길을 돌아오는데 한 무리의 젊은 10대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보았다. 오늘밤도 빗소리와 꿈을 청했다.

 

 

 

 

 

과일 상점가

 

2011년 1월 8일 토

 

  아침에 날씨가 개어 짐을 정리하다가 어제 예약한 숙소에 전화를 걸어 취소하고 여기서 하루 더 묵기로 했다. 짐을 옮기기가 귀찮고 하루만 더 있으면 하푸탈레로 갈 것이다.

  9시쯤 집을 나와 Single tree hill을 찾아 나섰다. Lonely planet에 나와 있는 대로 Alpine hotel 길로 올라갔더니 길이 없단다. 친절하게 안내해 준대로 큰 도로로 나와서 200여 m를 더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안내판이 나오고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Single tree hill이 있다. 100여 m를 올라가니 차농장이 시작된다. 잘 정돈되어 심어진 차나무들이 오랜 세월 자라 밑동이 굵고 가지가 많다. 그 사이로 난 배수로는 세월을 말해 주듯 깊이 파여 있다. 다우지역이면서 배수가 잘되는 곳에 차농원을 조성한 사람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감상한다. 나무를 머리에 이고 오는 남매는 사진을 찍으라고 pose를 취한 다음 pen을 달라고 한다. 볼펜과 사탕을 주고 잘 가라고 했다. 길을 따라 더 올라가다가 만난 차를 따는 아낙네들은 차를 따다 말고 길가로 나와 "Photo Photo" 하면서 역시 pose를 취한다. 그리고는 사탕을 달라고 하는데 사탕이 모자라 껌을 하나씩 주었더니 돈을 달라는 여인도 있다. 하루 품삯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무거운 자루를 머리에 걸고 찻잎을 열심히 따는 저 여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답이 나오지 않는다. 자식, 가정,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햇빛이 나면서 날이 조금 더워진다. 경사지에 나무를 베어내고 조성한 농원사이로 굽이굽이 난 길을 따라 걸으면서 보성 녹차밭 길에서 자전거를 타는 비구니와 수녀가 나온 광고를 떠올렸다. 보성차밭도 참 감명 깊었는데 여기 와 보니 규모가 다르게 느껴졌다. 오래된 나무는 캐내고 새로 나무를 심는 근로자들이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다. 그러면서 주소를 적어주며 보내달라고 한다. 그런데 주소가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