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 여행/스리랑카 여행

스리랑카 배낭여행(담불라~트링코말리)

조인스타 2023. 12. 3. 11:44

2011년 1월 4일 화

 

  흐린 날씨 속에 숙소 주인과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주방과 방을 관리하는 ‘인나니’는 꼭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청한다.

담불라에서 8시 45분 버스(105R)를 타고 트링코말리(Trincomalee)로 간다.

 

 

 

  담불라 Bus stand

 

  트링코말리는 스리랑카의 북동부 안다만(Andaman)해를 바라보는 트링코말리만 입구에 위치한 항구도시이다. 17~18C 유럽 여러 나라의 식민지 거점으로 이용되어 온 곳이다. 네덜란드 시대의 요새 유적이 일부 남아있고, 2차 대전 때에는 영국의 극동해군본부 기지가 있었다. 1957년 영국이 스리랑카에 반환한 곳이다.

  스리랑카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인 닐라벨리(Nilaveli) Beach가 몰디브보다 더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 많은 기대를 안고 간다. 비가 추적거리며 내리고 도로는 점점 나빠진다. 오랜 내전으로 길을 보수하지 않아 곳곳이 파여 있어 버스가 속도를 못 낸다. 비가 그치면서 해가 나고 먼지가 차창으로 들어온다. 도로변에는 무장한 군인들이 100여 m 간격으로 초소를 지어놓고 근무한다. 내전이 종식되었지만 아직 잔당이 남아 있나 보다. 초소는 야자수 잎으로 가려져 초병을 볼 수 없도록 은폐하여 놓은 곳도 많으나 대부분 초병들은 초소 밖에서 여유를 보인다. 그들의 여유로움에 여행자들도 불안을 떨치나 보다. 참 이 나라는 용병제란다. 일자리가 없어 군에 많이 지원한단다.

  12시 30분 쯤 터미널에 도착했다. 한참 동안 바자지(150R)를 흥정해 Uppuveli에 있는 French garden으로 가자고 했다.

트링코말리 Bus stand

 

  20여분 지나서 도착한 해변은 우기라 바람과 함께 파도가 크고 날씨가 쌀쌀해 아름다움을 느낄 수가 없었다. 여기보다 아름답다는 Nilaveli는 7Km 더 북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가 보아야 해수욕도 못 할 것이라며 여기에서 묵기로 하고, 바다와 30여 m 떨어지고 바다를 바라보는 Rigish French garden의 방(1200R)을 정하고 여장을 푼다. 점심을 시켜 놓고 주변을 살펴보니 성수기에는 정말 좋은 해변일 것 같다. 끝없이 펼쳐진 해수욕장과 고운 모래, 얕은 수심, 잘 정리된 야자수 밑의 숙소들을 보면 관광객들도 많이 온다는 증명이다. 수심이 얕아서 파도 부서지는 소리가 부드럽다. 점심(450R)을 먹는데 바람에 모래가 날린다. 옷을 갈아입고 산책을 나간다. 어부들은 바람이 강해 조업을 못하고 배를 수리한다. 한 어부는 쓰나미 때의 피해를 설명하며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안타까워한다. 우린 News로 본 영상을 떠올렸다. 함께 사진을 찍고, 배를 수리할 때 작은 몽당연필로 그려가며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연필과 볼펜을 주었더니 고마워한다. 다른 호텔 식당에 들러 Tea와 Toast(270R)를 간식으로 먹고 시장에 나가서 바나나와 파파야(100R)를 샀다. 시장에는 UN에서 지원(어촌 살리기)하는 어업협동조합 창고 앞에서 수산물 판매소와 과일 상점 몇 개, 미장원 한 곳이 고작이다. 집으로 들어와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젊은이들 다섯 명이 놀러 와 술을 먹으며 같이 먹자고 한다. 안주도 없이 한 잔 얻어먹고 몇 가지 이야기하다가 그들은 수영을 하고 우린 저녁을 먹었다. 왼쪽 옆방에는 유럽인들이 들었고, 그 옆에는 일본 전자회사 서비스 팀 현지인들이 두 방을 차지했다. 오른쪽 옆방에는 현지인들이 놀러 왔나 보다. 오늘 밤은 편하지 않을 것 같다. 시끄러워 해변에 나가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옛 노래들을 불러본다. ‘조개껍질 묶어’ ‘해변의 여인’ ‘당신의 마음’ ‘해변으로 가요’ ‘바다가 육지라면’ ‘흑산도 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연가’ 등을 부르는데 가사가 자꾸 끊어진다. 가사를 찾아가며 부르는 노랫소리에 게들이 나와 춤을 추듯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는다. 8시까지 휴식을 취했더니 바닷물이 그늘막까지 들어와 찻집으로 발을 옮겨 따뜻한 차(120R)를 한 잔 먹고 집으로 들어왔다. 양쪽의 투숙객들이 신년을 축하하는지 술과 함께 노래를 한다. 파도 소리와 함께 일기를 쓰고 내일을 계획한다. 내일은 캔디로 간다.

Dutch Bay의 저택(?)

 

어부와 함께

 

스리랑카의 젊은이들

 

소들도 산책을......,

 

한가한 그늘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