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3일 월
7시쯤 집을 나서는데 학생들이 등교를 한다. 흰 원피스에 흰 운동화를 신은 모습이 특이해 바로 이웃에 있는 학교까지 학생들을 따라갔다. 교육열을 반영하듯 미니버스, 오토바이, 바자지 등을 이용해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려다준다. 교문에서 학생들을 기다리시는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시도했으나 처음에는 소통이 안 되다가 영어선생님이 오셔서 나눈 이야기는 13학년까지 있어 학생 수가 많고 개학일이란다. 한국에서 왔다니까 역시 위험한 나라라고 말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지만 그들이 본 CNN 화면의 기억을 지우지는 못할 것 같다. 바쁘다며 교무실로 들어가 다른 선생님에게 질문을 했더니 자기는 싱할라어 교사라 영어를 못한단다. 그래도 가지고 간 에딩펜을 하나 드린 후 사진을 찍고 담불라 Bus stand로 가면서 생각한 것은 영어권 나라에서 영어를 전혀 못하는 교사도 있나 의아해했다.
담불라에서 7시 40분 버스(70R)를 타고 폴론나루와(Polonnaruwa)로 출발했다. 흐린 날씨 속에 달리던 버스는 휴게소에 들려 기사와 승객들이 아침을 먹고 출발해 1시간 만에 풀론나루와 박물관입구에 하차해 바자지 호객꾼을 뿌리치고 걸어서 답사를 시작한다.
처음 들린 곳은 박물관이다. 역시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외부 밖에는 찍을 수가 없었다. 많은 유물들이 전성기 때의 찬란함을 보여준다. 박물관 관리 경비원이 자기 딸이 디자인 공부를 한다며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든다고 엄살을 떨면서 필기구를 달라고 해 볼펜을 주었다. 종일 관광객을 맞으면서 몇 개나 받을까? 또 교육비에 보탬이 얼마나 될까? 궁금했다.
Polonnaruwa는 아누라다푸라가 타밀족에게 점령되어 파괴된 후 건설한 두 번째의 수도이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12C 왕조 파라크라마바후(Parakramabahu) 1세 때부터 13C 후반 까지 번영하였으나 타밀족의 침공을 피해 천도하면서 폐허가 되었다. 그래서 싱할라족 촐라 왕조시대의 브라만교와 왕궁의 유적이 산재해 있고 지금도 복구를 하는 중이란다.
박물관을 나와서 Topa 저수지를 지나 도로를 건너 유적지 입구로 들어서서 왼쪽으로 처음 보이는 것은 힌두교 시바사원(Shiva Devale)으로 링가(linga)가 모셔져있다.
링가(linga)
Polonnaruwa Quadrangle로 들어서면 Thuparama Gedige 건물이 있고 그 옆으로 Bodhi tree shrine이 있다. 그리고 그 옆으로 Lata Mandapaya가 있고, 그 북쪽에 Recumbent image house, 부처님의 치아를 모신 불치사 아타다케(Atadage)가 있다
Thuparama Gedige
Lata Mandapaya
Atadage
바타다게(Vatadage)는 7C에 건축된 가장 볼만한 원형 사원으로 3층 구조로 가운데 Dagoba가 있고 그 주위 동서남북으로 부처님 좌상이 있다. 건물의 벽과 Moon stone, Gard stone에 조각이 아름답다.
Vatadage
바타다게 맞은편으로 하타다게(Hatadage)가 있는데 12C에 건축되었고 들어가면 부처상이 셋이 있다. 부처님의 치아를 모셨던 곳이란다.
Hatadage
갈포타(Gal Pota)는 석비(石碑)로 미힌탈레에서 가져온 돌(길이 약 8m, 폭 1,5, 두께가 44~66m,무게가 25톤, 스리랑카 최대)에 새긴 책바위(Book stone)이다. 돌에는 인도의 침략, 인접국과의 관계, 국왕에 대한 찬양 등이 적혀있고 옆면에는 조각이 되어있다.
갈포타(Gal Pota)
Quadrangle을 나와서 북쪽으로 약 2km 걷다 보면 왼쪽에 Rankot Vihara가 있고 또 1km쯤 걸으면 랑카틸라케(Lankathilake)가 나온다. 이곳을 지날 때 검은 얼굴의 원숭이들이 먹을 것을 가지고 가는지 유심히 살펴본다. 음식을 원숭이에게 빼앗기지 않으려면 배낭 속에 넣고 다니는 것이 안전하다. 랑카틸라케 사원은 높이 약 15m의 부조들로 만들어졌으나 많은 부분이 훼손되어 안타깝다.
Lankathilake
키리 베헤라(Kiri Vehera)는 죽은 왕비를 위해 건립한 탑으로 보존상태가 좋은 편이다. 왕비의 무덤으로 타지마할만은 못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이다.
또 500여 m 정도를 걸어서 갈비하라(Gal Vihara)에 가다가 다리도 쉴 겸 노점상 있는 곳에서 가지고 간 간식을 먹었다. 많은 사람들은 차를 타고 둘러보는데 우리만 걸어 다닌다. 운동일까 절약일까 모르겠다.
갈비하라는 12C에 바위산을 깎아 불상을 조각한 석굴사원이다. 티켓을 검사하고 들어선 경내는 거대한 불상 세 개가 장관을 이룬다. 좌불상과 불타상(아난다), 열반불상(13.4m)이다. 보리수나무 밑에서 피곤한 다리를 쉬다가 왕궁을 보로 온 길을 되돌아간다.
폴론나루와 유적지 입구 오른쪽에는 궁전 유적이 있다. 먼저 왕궁 회의장( 접견실)을 둘러보고 왕궁을 살펴본다. 높이가 31m, 7층 구조로 천 여개의 방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3층 벽까지만 남아있다. 궁의 규모가 권력의 상징일까? 7층 궁궐 장엄했을 것 같다.
Audience hall
Royal palace
2시가 넘어서 버스(60R-아침에는 70R)를 타고 졸면서 담불라로 향했다. 또 비가 내린다. 담불라에 내려 간식으로 뿌라다(150R)를 먹고 집에 가 쉬다가 시장을 보러 나와 치킨(540R), 맥주(230R), 요구르트, 빵, 파파야 등(206R)을 사서 집에 와 먹으며 담불라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오늘은 약 9Km 정도 걸었다. 무릎이 욕하지 않을까 걱정이고 노년에 부품을 교체할 일이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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