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배낭여행(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1월 6일 (월) 비 (포르투~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호텔 식당 아침식사 때 대전의 세 부녀와 작별 인사를 하고 출발 준비를 했다. 비가 많이 온다. 잦아지길 기대했지만 부질없는 희망이었다. 비옷을 입고 배낭을 베고 우산을 쓰고 걷는다. 호텔 뒤편이 Renex Bus Terminal이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이동했지만 바지가 젖었다. 비를 대충 털고 대합실에서 기다리다 차를 탔다. 차를 기다리는 승객이 별로 없다. 인구밀도가 낮은 것이 실감이 난다. 우리는 너무 복잡하고 많은 것 같다.
10:20 비고행 버스(12유로)가 출발한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가려고 했지만 직통버스는 성수기에만 다닌단다. 포르투 공항에서 손님을 더 태우면서 승객은 10여 명이 되었다. 비가 계속 내려 걱정이 된다. 검문소도 없는 국경을 지나니까 주택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진다. 2시간 20분 만에 비고에 도착했다. 그런데 시간은 13:40이다. 스페인이 1시간 빠른 시차 때문이다. 여기도 차가 자주 없고 터미널 매표소도 닫혀있다. 점심을 먹고 15:30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행 버스를 탔다. 다행히 비가 잦아들었다. 1시간 20분 만인 16:50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터미널에 내렸다. 오던 중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기차역을 들러서 온다. 그곳에서 내려도 되지만 어제 Booking.com에서 조회한 저렴한 호텔은 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우므로 터미널까지 왔다. 내일 아침 공항 가는 버스 시간을 물어보고 터미널을 나서서 걷기 시작한다. 터미널 앞 길에서 만난 한국인(마드리드 거주) 2명에게 도시의 윤곽을 물어보고 도시를 향해 걸어가는데 비가 더 많이 내리기 시작한다. 시내에 들어와 아직 호텔이 있는 지역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나가는 여인에게 싼 호텔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자기 친구네 집으로 데려간다. 가정집 3층을 다 쓰라고 하면서 45유로란다. 좋긴 했지만 너무 한적하고 넓었다. 다른 호텔을 찾다가 시간을 보내고 예정했던 호텔을 물어보니까 너무 많이 시내로 들어왔단다. 다시 되돌아와 찾고 보니 처음 여인에게 물어본 그 근처였다. 또 한 번 물어보지 않음을 후회했다. 신발은 괜찮았으나 옷이 많이 젖고 시간을 소비한 나 자신이 미웠다.
18:00 Hotel MV Algalia에 숙소를 정했다. 25유로/더블베드, 아침은 5유로 별도였다. 3층의 조용한 방에 난방이 잘되어 좋고, 중세 건물을 리모델링했는지 벽면이 큰 돌로 지어진 것이 인상적이다. 옷을 갈아입고 맛있는 식당 위치를 물어 찾아갔는데 20:30 Open이란다. 열심히 setting을 하고는 있는데 손님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날은 어두워지는데 밤에 문을 연단 말인가? 스페인 사람들의 저녁식사 형태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슈퍼에 들러 와인, 하몽, 과일, 요구르트 등을 사고, 빵집에서 빵을 종류별로 몇 개 사 가지고 들어와 가지고 온 치즈와 함께 먹었다. 라디에터가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거워 옷을 세탁해 빨랫줄에 널고 TV를 본다. LG LCDTV이다. 뉴스에선 포르투갈 전설의 축구스타 에제비오를 국가적으로 추모한다고 보도한다. 어제 포르투갈에서는 그 모습만 보여준 것 같다. CNN을 보다가 잠이 든다.
1월 7일 (화) 갬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해가 늦게 뜬다. 독일, 영국, 프랑스와 같은 표준 시간을 사용하니까 제일 서쪽에 있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서는 일출이 늦을 수밖에 없다. 독일의 베를린보다 적어도 1시간 30분 늦게 해가 뜬다. 어제 저녁식당이 늦게 문을 여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아침식사는 호텔에서 먹었다. 5유로인데 그만한 가치가 있는 식사였다. 비가 내려 그치기를 기다렸지만 그치질 않는다. 우비를 입고 우산을 들고 관광에 나선다.
우선 내일 아침 06:00 공항버스를 타야 하므로 공항버스 터미널을 먼저 확인하러 갔다. 갈리시아(Plaza del Galicia) 광장에 들러 첫차 시간을 확인하고
처음 본 것은 페라두라 공원이다. 작은 성당을 지나가는데 큰 비닐 천막이 있고 음악소리가 들려, 가보니까 KIA자동차에서 협찬(?)한 인공 스케이트 시설이 있다. 입구에는 K3 승용차를 전시하고 온통 KIA로고로 장식을 했다. 현지 판매점에서 했겠지만 차를 팔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느껴진다. SEAT라는 자동차 회사가 있는 나라에서 경쟁을 하려면 이런 서비스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어린이들이 펭귄이나 곰처럼 생긴 보조 장치를 밀며 스케이트를 배우는 모습이 우리랑 다르다. 공원을 지나 오브라도이 광장으로 간다. 골목에서 전시실을 관람하고 길거리 조형물을 보면서 가지만 비가 내려 흥이 덜하다. 상가는 대부분 성당으로 가는 골목길에 있고 대로변에는 없다. 골목은 돌로 포장되어 있고 그 위로 빗물이 흘러간다.
오브라도이 광장 서쪽엔 18세기의 우아한 건물(Pazo de Raxoi)을 현재 시청으로 사용하고 있고, 북쪽엔 Hostal dos Reis Catolicos가 빈약자들을 위한 병원으로 지어졌지만 지금은 호화호텔로 사용한단다. 동쪽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과 대성당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산티아고”는 “성 야고보”의 스페인어이며, 지하성당 입구에서 사진을 찍고 박물관은 지나치고 Plaza des Pratelas 쪽 큰 시계탑 밑에서 은세공의 문을 통해 성당으로 들어간다. 성당 입구엔 돈을 구걸하는 여인이 앉아서 안내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성당은 그리스도의 무덤이 있는 예루살렘과 베드로의 무덤이 있는 로마와 함께 3대 순례지라고 합니다.
“10세기에 사도 야곱(산티아고)의 유해가 발견된 후 이 곳은 세계의 3대(大) 성지(聖地)의 하나가 되고 유럽에서 가장 큰 순례성당이 세워졌다. 현재의 성당은 1078년에 주교(主敎) 디에고 페라에스에 의해 기공되어 1128년경 미완성인 채 헌당식(獻堂式)을 가졌다. 라틴십자 플랜의 5랑식(廊式) 바실리카 건축으로 툴루즈의 생세르낭성당과 비슷한 로마네스크의 순례로(巡禮路) 양식을 취한 전형적 성당이다. 좌우의 커다란 종탑 사이에 끼여 있는 모양의 서쪽 정면은 카사스 이 노보아가 설계하여 18세기 중엽에 건조한 것이며, 에스파냐 바로크의 추리게레스크 양식이다. 또한 서쪽 정면 전실(前室)의 ‘영광의 문’이라고 불리는 출입문을 장식한 조각 군은 12세기말의 거장 마테오의 작품으로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으로의 이행을 나타낸 에스파냐의 채색조각을 대표한다.” 출처: Santiago de Compostela(두산백과)
은세공의 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가 교차랑에서 오른쪽으로 돌아본다. 지하묘지, 야곱상이 있는 주제단 뒤편에서 신랑을 바라본다. 야곱상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하면 좋다고 해서인지 머리 뒤편이 반질반질하다. 향로미사로 유명한 가장 큰 향로가 있는 교차랑을 지나 신랑으로 간다. 교차랑에서 밖으로 나가는 문이 셋이 있는데 신랑 쪽은 그리스도 교도를 위한 영광의 문(오브라도이 광장 쪽), 왼쪽은 유대교, 오른쪽은 이교도를 위한 은세공의 문이라고 한다. 신랑에는 보물실, 성유물의 예배당이 있다.
장엄한 분위기에 눌려 숨을 죽이고 돌아보던 중 한국인을 만났다.
원주에 사시는 73세의 남자(교장퇴임)분이었는데, 32일간 순례의 길을 걷고, 미사를 마친 후 증명서를 받고 쉬고 계셨다. 배낭은 의자에 묶어 놓고 계셨는데 다른 한 분(42세의 여성, 마지막 구간을 함께 순례했다고 함)이 싼 숙소(순례자들은 순례구간에 있는 숙소가 6유로란다)를 구하러 갔는데 배낭을 지키고 계신단다. 73세에 32일간 걷다니 대단한 분이시다. 70세엔 안티구아(과테말라)에서 3주간 스페인어 연수를 한 다음 6개월 동안 중남미 여행을 하셨단다. 지난여름엔 자전거 동호회와 함께 고비 사막 투어를 하셨단다. 지금도 자전거를 자주 타신단다. 정년퇴임 후 1년간 영어학원에 다닌 후 배낭여행에 나섰다는 말씀을 하시고 아내가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단다. 이번 순례의 길을 마쳤으니 바르셀로나에서 아내(친구 집에 머물고 계심)와 만나 아프리카 세네갈로 여행을 하신단다. 또 한 번 놀란다. 한국인들이 잘 안 가는 아프리카 배낭여행까지 하신다니 진정 배낭여행의 대가이시다. 이 분에 비하면 우린 배낭여행 흉내를 내는 것이라고 아내와 생각했다. 놀라워라......, 한편으론 우리도 70세까지 다닐 수 있을까 희망을 가져본다.
성당을 나와서 산 프란시스코 수도원으로 간다. 수도원 앞에 있는 탑이 특이한 모습이다. 흔히 볼 수 없는 형태이다. 다시 돌아서서 산 마르틴 광장에 있는 산마르틴 피나리오 수도원으로 간다. 899년 베네딕트회 수도원으로 건립되었단다.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보는 중에 비가 그친다. 간단한 점심을 먹었다.
이번엔 갈리시아 민속박물관과 현대 미술관을 관람하고 나오는데 뒤편의 공원이 전망이 좋다고 하여 공원으로 올라간다. 날이 흐려 전망이 좋지를 못하다. 비가 또 내리기 시작해 내려와서 호텔로 들어가 쉬다가 나와서 저녁을 먹기 위한 쇼핑을 하고 들어와 호텔에서의 우리만의 만찬을 하고 짐을 챙겨 내일 아침 일찍 나갈 준비를 마치고 밤을 맞는다.
다음편부터는 휘문 뫼올산악회 카페에 있는 글을 보시기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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